Lord story : 하나님 그리고 기독교/1. 내가 경험한 하나님

[the road to the Lord(주님에게 가는 길)] 처음으로 드린 학생부 예배

고려로드[coreaLord] 2025. 1. 24. 18:07

 

 

교회 건물 안에 들어가니 노랫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나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그곳에는 내 또래의 학생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어른 한 명이 다가와 자리를 안내해주었고, 얼떨결에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드린 학생부 예배였다.

 

예배를 마치고 나니 몇 학년인지, 어디에 사는지 등을 물었다. 대답하지 않고 가려는데 갑자기 학생들 사이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초등학생 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다.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워하는 동안 교회 안에서 느꼈던 어색함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친구는 예배를 드린 학생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우연히 들어간 교회에서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 친구 말고도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더 있었다. 마치 어제도 만난 것처럼 편안하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자연스럽게 교회의 학생부에 등록하게 되었다. 교회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고, 이사를 오면서 친구가 없던 나는 덥썩 그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꾸준하게 학생부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내 기억으로 내가 처음 학생부 예배를 드리고 2주 뒤에, 학생부 여름수련회를 갔던 것 같다. 그곳에서 뜨겁게 예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고, 그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간혹 새롭게 등록한 분들 중에 뜨겁게 기도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뜨겁게 기도하는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부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뭔가에 열정을 가지고 집중하는 모습,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다. 사실 그렇게 느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중학교 시절, 나는 농구라는 스포츠에 나의 인생을 걸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 시작은 길거리 농구였고, 이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다니던 중학교에 농구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내가 살던 지역에서는 농구로 유명한 고등학교의 코치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되었다. 그 덕분에 나는 실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이는 내가 농구의 길을 가기로 다짐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농구선수의 길은 첫 걸음을 내딛기도 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부모님의 반대, 그리고 그 시기에 터져버린 심각한 부상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나의 연약한 마음으로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낼 힘도 없었고, 부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결정을 내릴 수도 없었다. 만약 그 때 조금 더 현명한 태도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조금 더 강하게 마음을 먹고 부상을 이겨내고자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나의 가슴 한 켠에 남아있게 되었다. 결국 나는 한동안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한 후, 나는 학생부 여름수련회에서 열심히 기도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본 것이다. 목적을 가지고 자신이 가진 최고의 열정을 다해 기도하는 그들은, 당시 방황하던 나에게 있어 그 누구보다 멋있고 부러운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