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story : 하나님 그리고 기독교/1. 내가 경험한 하나님

[the road to the Lord(주님에게 가는 길)]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

고려로드[coreaLord] 2025. 1. 17. 18:04

 

 

나는 하나님을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참으로 큰 은혜이다. 아마도 모태신앙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도 하나님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먼저 나는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신념에만 위배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든 순응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나는 노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나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소위 옛 어른들이 말하는 한량이 지금 시대에 존재한다면 바로 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량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직사(職事)가 없이 놀고먹던 말단 양반 계층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playboy’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과연 한량 같은 나의 모습을 보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이야기할 사람이 있을까?

 

물론 이건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의 이야기이고, 초등학생 시절까지의 나는 아주 모범적이고 착한 아이였다. 하지만 마음이 강하지 못했고 쉽게 상처를 받는 아이이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내가 다녔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괴롭힘이 없는 보기 드문 학교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한 학년에 2~3반 밖에 없는 작은 학교였던 덕분에 거의 모든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얼굴도 잘 생긴 편이었고, 운동도 잘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인기도 꽤나 많은 편이었다.

 

그런 내가 망가지게 된 원인은 두 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는 갑작스러운 전학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유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전학을 간 학교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적응하는 시간 동안 주변으로부터 왕따와 괴롭힘을 당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춘기로 인한 외모의 변화인데, 중학생이 되면서 아주 비호감의 얼굴로 변해버렸다. 얼굴에는 여드름이 가득했고, 몸은 아프리카 기아난민처럼 가늘었다.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썼고, 머리는 곱슬머리로 변했다. 무엇보다 당시의 나는 외모를 가꾸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혐오감을 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잘생기고 인기가 많았던 초등학생 시절과는 반대로 혐오스러운 외모에 인기 없었던 중학생 시기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푸대접을 받았다.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도 많았고, 나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 간혹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적은 없었다. 어쩌면 성인이 되면서 가지게 된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심의 이유는 중학생 시절에 겪었던 인간에 대한 아팠던 경험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가 스스로의 의지로 교회에 나간 것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이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어린 시절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상황으로 인해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사하고 맞이한 첫 번째 일요일, 그냥 산책이 하고 싶어졌다. 이미 알고 있는 동네였지만, 그냥 동네 구경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목적 없이 무작정 바깥으로 나가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우연히 어린 시절 잠깐 다닌 적이 있는 교회의 건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냥 지나가도 되었을텐데, 그 때는 왠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신기하게도 학생부 예배가 드려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