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story : 하나님 그리고 기독교/1. 내가 경험한 하나님

[내가 만난 주님] Ep1. 망나니

고려로드[coreaLord] 2024. 11. 4. 10:41

 

 

나는 교회를 다니는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었지만, 아버지는 마지못해 교회에 출석하는 무늬만 기독교인이었다. 그나마 아버지가 무늬라도 기독교인일 수 있었던 건 우리 가정의 믿음의 뿌리이신 할머니의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교회가 너무 싫었다. 매주 교회에 가라고 하는 엄마의 잔소리도, 매주 교회에 가자고 찾아오는 전도사님의 끈질김도 정말 싫었다. 내가 교회를 싫어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원망이었던 것 같다.

 

우리집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고, 방 한 칸에서 가족이 함께 지냈다. 아버지는 술을 자주 드셨고, 나는 술을 자주 마시는 아버지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방이 한 칸 뿐이니 싫어도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날에는 일부러 자는 척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아버지, 술 때문에 자주 싸우는 부모, 풍족하지 못한 가정... 하나님이 정말 살아있다면 그를 믿는 사람들이 이렇게 지내도록 내버려두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중학교 시절,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용돈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억지로 교회에 나갔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교회도 옮기게 되었는데, 내 또래가 거의 없는 조그마한 교회였다. 어른들만 있는 그 교회는 재미까지 없다. 그래서 나중에는 일요일만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집을 빠져나온 후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다. 당시에 교회가 얼마나 싫었던지, 부모님이 다니던 교회 입구에 돌을 던지거나 낙서를 하기도 했다.

 

농구선수를 꿈꿨던 중학생 시절, 나는 부모님의 반대와 부상으로 인해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나를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나를 방해하는 것 같은 부모님의 태도에 나는 화가 났다. 그래서 부모님도 미웠지만, 그들이 믿는 종교인 기독교도 싫었다. 거기다 반강제적으로 교회에 나가라고 하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왜 교회에 가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도 않는데, 억지로 교회에 보내는지 그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 나는 많이 삐뚤어진 아이였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은 그런 자녀와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본인들의 의견을 강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물론 나도 부모님을 이해하려는 노력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깨닫지 못할 만큼 부모님과 나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던 것 같다. 당시에는 나도, 그리고 부모님도 전혀 그렇다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거리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벌어지고 있었다.

 

수능을 무사히 마치고, 대학생이 되었다. 가야할 대학이 정해지고, 나는 자연스럽게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해방감을 맛보게 되었다. 이후의 삶은 술, 여자, 유흥의 연속이었다. 갑자기 얻게 된 자유와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이 주는 쾌락에 몸을 맡기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브레이크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