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복실이]에 대한 이야기이자 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꿈을 향해 달려가던 나의 10대 시절, 꿈을 잃고 방황하던 20대 시절, 다시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30대 시절의 내 모습과 그 시기를 오롯이 지켜본 유일한 존재인 [복실이]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애완견이랑 그런 추억과 유대감을 쌓는 게 가능한 일인가?”
혹자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혼자만의 공상 아니냐며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나 혼자만의 공상이 아니라고, 그 아이와 나는 실제로 이런 유대감을 쌓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애완견을 키우는, 그리고 키웠던 분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 시절의 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제대로 몰랐던 아이였고, 모든 것이 서툰 아이였다. 한 때는 사람에게 상처받아 더이상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고싶지 않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 나를 위로해 준 유일한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복실이]라는 이름의 강아지였다. 그리고 그 아이의 존재 덕분에 모든 것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과거의 어둠이나 그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두웠던 부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저 밝고 사회성 좋은 청년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었고, 가끔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긍정적인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를 이렇게 멋진 사람으로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아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런 멋진 사람으로 바뀌기 시작한 전환점을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복실이]와의 만남’이라고 말할 것이다.
“[복실이]와의 만남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고, 아내와의 만남은 내 인생의 완성이다.”
[복실이]와의 추억을 글로 옮기다 보니 새삼스럽게 많은 감정들이 교차되었다. 행복했던 순간, 속상했던 순간, 재미있던 일과 슬펐던 시간까지 많은 것들이 생각났다. 도서관에서 글을 쓰다 눈물이 맺힌 적도 있었는데, 사연 많은 남자처럼 보이기 싫어 눈물을 꾹 참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글을 쓰는 작업은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치 글을 적고 있는 동안 내 다리 위에 [복실이]가 엎드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여러 가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바라건대 모든 분들의 인생 가운데 행복이 가득하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동안 가족의 소중함을 얼마나 많이 느꼈는지 모른다. 육아로 인해 힘든 순간도 있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내 옆을 지켜주는 우리 가족들이 있음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했다.
지금도 여전히 “생각하면 보고 싶고, 생각하면 마음 시린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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