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story : 나 그리고 세상/3. (개)미라는(소)(리)는 듣기싫어!

[개.소.리] <Episode.9> 게으름뱅이, Social Designer가 되기로 결심하다.

고려로드[coreaLord] 2024. 12. 21. 20:16

 

 

진로를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던 중, 마치 학창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던 바로 그때와 같은 설렘이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social designer.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 Social Designer란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사회복지사이다. 내가 사회복지사를 Social Designer라고 부르게 된 것은 사회복지에 몸담고있는 어떤 분의 강의를 듣게 된 이후부터였다.

 

어쩌면 사회복지사란 수없이 많은 작은 세상을 디자인하도록 돕는 사람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이후부터 나는 스스로를 Social Designer라고 정의했다. 허세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스스로에게 사회복지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고민을 했지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유의미한 일들 덕분에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사회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사회복지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을 유의미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직접 사회복지를 하는 대신, 돈을 많이 벌어 기부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나의 결심을 흔들만큼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부금이나 지원이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전달되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라면 그것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나에게 사회복지란 단순히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였다. 한편으로는 선진국의 국민들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사회복지의 혜택을 내 주변의 사람들도 누리길 바랐다. 그러한 변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고, 언젠가는 나의 가치와 신념이 사회복지 분야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소망하게 되었다.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될 무렵, 당시 나의 여자 친구가 보여준 긍정적인 태도는 결심을 굳히는 결정타가 되었다. 미래를 약속한 사이였기에 그녀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그녀는 (내가 가장 걱정했던) 금전적인 부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결혼 자금으로 쓸 만큼의 돈은 충분히 모아놓았지만, 결혼 후는 또 다른 문제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결혼 후의 경제적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당신을 믿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신의 뒤에서 늘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야.”

 

여담으로 나는 그때의 여자 친구와 결혼을 했고, 빚 없이 마련한 아파트에서 자녀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힘들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사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