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을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참으로 큰 은혜이다. 아마도 모태신앙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도 하나님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먼저 나는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신념에만 위배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든 순응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나는 노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나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소위 옛 어른들이 말하는 ‘한량’이 지금 시대에 존재한다면 바로 ‘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량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직사(職事)가 없이 놀고먹던 말단 양반 계층’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playboy’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과연 한량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