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또 하나의 가족, 반려견 ‘복실이’와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복실이는 요크셔테리어 엄마와 푸들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귀여운 암컷 강아지이다. 나에겐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였는데, 어쩌면 당시의 나에게는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마음을 터놓고, 나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바로 그 아이였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신의 옆에도 반려동물이 있다면 그 아이는 당신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일 것이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그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는,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추억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과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 때문이다.
별로 궁금하지 않겠지만 내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그리 풍족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 부모님과 나는 단칸방에서 함께 지냈고, 그리 화목한 가정도 아니었다. 부모님께서는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셨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 시절 부모님들이 그렇듯 나의 부모님 역시 애정을 겉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나 역시 부모님에게 살가운 아들이 아니었다. 서로가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알게 모르게 오해가 쌓였을 지도 모른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았던 나는 그 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함께 놀던 친구들은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하루 종일 붙어있었던,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찾아왔다. 5학년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이모들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차리게 되면서 우리 가족은 모두 시골에서 도시로 집을 옮기게 되었다. 이후 나는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아이들의 텃새로 인해 약 2년간의 초등학교 시절은 꽤나 힘든 시기였다.
그런 상황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한 마리의 강아지가 나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매우 어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존재가 점점 익숙해졌다. 그리고 아마 그 때부터 나의 생각과 마음가짐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내 속마음을 [복실이]에게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다시 친구들을 하나 둘 사귈 수 있게 되면서 조금씩 원래의 밝은 모습을 찾아갔다.
지금부터 함께 나눌 이야기를 통해 [복실이]와 함께 하며 바뀌게 된 나의 인생,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될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그리고 [복실이]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나누는 과정 가운데, 조금이나마 삶의 에너지를 함께 채워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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